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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분양계약서에 해제조항이 있다면, 위반이 가벼워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. (대법원 2025. 12. 24.선고 2025다216444 판결)

    분양계약서에 "시정명령 시 해제 가능"이라고 적혀 있다면, 위반이 사소해도 해제할 수 있습니다

   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, 계약서에 해제조항이 있다면 위반의 경중과 관계없이 수분양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.

    대법원은 계약서 문언이 명확한 이상 법원이 임의로 '중대한 위반'이라는 조건을 추가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.

    분양계약을 체결한 수분양자와 분양사업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판결입니다.

    어떤 사건이었나?

    분양계약서 속 해제조항의 의미를 둘러싼 다툼

    A씨는 2022년 초 신탁회사로부터 약 13억 6천만 원짜리 오피스텔을 분양받았습니다.

    분양계약서에는 "매도인의 귀책사유로 인해 매도인이 건축물분양법 제9조에 따른 시정명령(법을 위반한 사업자에게 이를 바로잡도록 행정청이 내리는 명령)을 받은 경우,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"는 조항이 있었습니다.


    이후 신탁회사는 분양 광고에 내진성능 확보 여부, 용도지역 등 법령상 필수 기재사항을 누락하였다는 이유로 관할 구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고, A씨는 이를 근거로 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의 반환을 요구하였습니다.

    1·2심과 대법원, 왜 결론이 달랐나

    1심과 2심 법원은 신탁회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. "계약을 해제하려면 단순히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는 부족하고, 위반이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해야 한다"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.

    광고 문구 누락 정도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본 것입니다.


   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었습니다.

    계약서에 명확하게 적힌 해제 요건에 법원이 임의로 조건을 추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 이유였습니다.

    대법원은 왜 다르게 판단했나

    이 해제조항은 당사자가 계약으로 약정한 독자적인 해제권

    민법상 법정해제권(채무불이행이 있을 때 법이 당연히 인정하는 해제권)을 행사하려면 원칙적으로 상대방에게 이행을 최고하고, 위반이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해야 한다는 요건이 요구됩니다. 원심은 이 해제조항을 그러한 법정해제권을 단순히 재확인한 조항으로 보았기 때문에, 위반의 중대성을 별도로 따진 것입니다.

    그러나 대법원은 이 해제조항이 법정해제권과는 별개로 계약 당사자들이 직접 약정한 해제 사유, 즉 약정해제권이라고 보았습니다.

    계약서 문언이 명확하면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

    대법원은 계약서처럼 중요한 문서(처분문서)는 문언이 명확한 이상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였습니다.

    "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해제할 수 있다"고 분명하게 적혀 있는데, 법원이 "위반이 중대해야 한다"는 조건을 덧붙이는 것은 계약서를 문언과 다르게 해석하는 것입니다.

    특히 그 해석이 당사자의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문언을 더욱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.

    3. 실무에서 무엇이 달라지나

    수분양자라면 — 해제권 행사의 문턱이 낮아졌다

    분양사업자가 건축물분양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았다면, 그 위반이 광고 문구 누락처럼 사소해 보이더라도 계약서에 해제조항이 있는 이상 계약을 해제하고 납부한 계약금·중도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.


    분양계약 체결 후 사업자의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된다면, 계약서의 해제조항을 우선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.

    분양사업자라면 — 사소한 법 위반도 계약 전체를 흔들 수 있다

    분양 광고의 법정 기재사항(내진성능, 용도지역 등) 누락처럼 실무상 간과하기 쉬운 사항도 시정명령으로 이어지면 계약 해제 사유가 됩니다.


    분양 광고와 계약 이행 전 과정에서 건축물분양법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, 해제 요건에 제한을 두고 싶다면 계약서에 "중대한 위반으로 인한 시정명령에 한한다"는 단서를 명시적으로 기재하여야 합니다.


    [저자 소개] 김보희 변호사

    "산업의 실무와 법원의 시각, 그 접점에서 최적의 해법을 찾습니다."


    삼성전자 기술기획팀에서의 실무 경험과 각급 법원 재판연구원 경험을 바탕으로, 복잡한 비즈니스 분쟁에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합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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